매거진

밥을 먹기 시작한 2살부터 40살이 된 현재까지 본인 의지로 콩을 먹어본 적 없는 주부 A씨는 요즘 들어 편식하는 아이를 보면 걱정이 한가득입니다. 본인조차도 편식이 심한데, 어떻게 아이에게 골고루 먹으라고 할 수 있을지 설득되지 않을게 분명하기 때문입니다. 사실 A씨가 아이의 편식이 걱정되기 시작한 건 최근 건강 관련 어느 기사를 보면서 “아차” 하는 후회가 밀려왔기 때문인데요. 콩이나 두부와 같은 식물성 단백질 섭취가 치매뿐만 아니라 심장병으로 인한 사망 위험을 낮춰준다는 내용을 확인한 후로 고민이 더해졌습니다.

그러나 주부 A씨 가족의 오늘 저녁 메뉴는 삼겹살 구이입니다. 올해 8살인 아이가 고기를 좋아할 뿐만 아니라, A씨 역시 매 끼니 고기만 있으면 밥 한 그릇을 맛있게 뚝딱 먹을 수 있기 때문이죠. 양심상 장만해 놓은 채소 반찬과 된장찌개는 거의 남편만 먹기 일쑤이고, 두부와 콩으로 만든 반찬을 가족들은 물론 주부 A씨도 자주 접해본 적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최근 한 기사를 보면서 마음을 다잡은 A씨는 일주일에 2~3번 정도는 콩이나 두부 등 식물성 단백질 식품으로 만든 음식을 먹겠다고 다짐을 해봅니다.

위와 같은 사례는 우리나라의 일반 가정에서 일어날 수 있는 아주 흔한 식사시간 일상 중 하나일 것입니다. 객관적인 자료인 국민건강영양조사(2018년) 통계자료만 봐도 알 수 있듯이 우리나라 사람들의 단백질 주요 급원은 “밥”이며, 뒤를 이어 닭튀김 > 우유 > 라면> 삼겹살 구이 순으로 나타났기 때문입니다.

일반적으로 단백질은 소고기나 돼지고기 혹은 생선과 같은 동물성 식품에 다량 포함하고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이는 잘못된 말이 아니나, 우리가 간과하고 있는 사실이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콩이나 채소와 같은 식물성 식품에도 단백질이 다량 함유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식물성 단백질은 동물성 단백질에 포함되어 있는 지방이나 콜레스테롤을 함유하지 않은 것이 대부분이며, 식물성 단백질 식품에는 비타민과 무기질 및 섬유질도 함께 포함되어 있어 건강에 유익한 식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최근 미국 아이오와대학 연구팀은 폐경 여성 약 10만 명의 건강 데이터를 분석해 식물성 단백질 섭취가 치매나 심장병 등의 질환 발병에 미치는 영향을 20년 동안 추적 연구한 결과를 발표했는데, 식물성 단백질을 가장 많이 섭취한 그룹은 거의 섭취하지 않은 그룹보다 치매 관련 사망 위험이 21% 더 낮았고, 심장병으로 인한 사망 위험은 12% 더 낮았다고 합니다.

이와 같은 결과는 식물성 단백질만 건강에 좋다는 의미가 아니라, 단백질을 동물성 식품으로만 섭취하는 것에 대한 위험성을 경고하는 메시지일 것입니다. 따라서 단백질 섭취 시 소고기 및 돼지고기, 닭고기 등의 동물성 단백질 식품에 국한하지 말고, 콩 및 두부와 다양한 채소에 포함되어 있는 식물성 단백질 섭취의 중요성을 기억해야 합니다.

[참고 자료]
1. 질병관리청 국가건강정보포털 (http://health.kdca.go.kr)
2. 한국보건산업진흥원 국민영양통계 (https://www.khidi.or.kr)
3. Yangbo Sun, Buyun Liu, Linda G Snetselaar etc, Association of Major Dietary Protein Sources With All-Cause and Cause-Specific Mortality: Prospective Cohort Study, J Am Heart Assoc, 10(5):e015553, 2021.
4. Francesca Pistollato, Ruben Calderon lglesias, Roberto Ruiz etc, Nutritional patterns associated with the maintenance of neurocognitive functions and the risk of dementia and Alzheimer’s disease: A focus on human studies, Pharmacol Res, 131:32-43, 2018.